MY MENU

Better Coach, Better Sport!

코칭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교육을 통하여 체육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민체육 진흥에 이바지합니다.

자유게시판

제목

제1회 KBO총재배 전국교육대학 티볼대회 감상

작성자
전문숙(skjms)
작성일
2008.02.02
첨부파일0
조회수
3789
내용

2006년도 10월 즈음 소프트볼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KBO가 협찬하고 한국T볼 협회가 주관하는 전국대학 여자 T볼대회에 나의 모교를 출전시키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나는 흔쾌히 응했다. 조건도 좋았다.


T볼 연습을 할 수 있게 장비 일체를 출전 학교에 보조해준다 하니 지원도 없이 아이들의 회비나 다른 스포츠 대회에 나가 타온 상금으로 소프트볼 대회를 참여하는 우리 동생들에겐 이만한 대우가 어디있겠나 싶었다.


나 역시 T대에 공을 올려 놓고 스윙 연습을 했고, 그 연습은 초보자에게 무척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을 알고 있기에 이 대회 후에도 장비의 쓰임새는 매우 요긴할 것으로 생각했다.
후배들에게도 T볼 대회의 취지와 나의 바램을 알리고 대회에 참여토록 했다.


지금 후배들은 스스로 07년도 두 번째 대회도 참여하는 등 T볼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번 07년도 11월 게임에는 전국 교대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열렸다.


나는 속으로 티볼 협회가 머리를 잘 쓴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전국체전에서 진주교대가 경남 대표로 소프트볼 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경기의 승패 이전에 교대생들의 대회 직접 참여는 잠재된 파급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생각했고 기뻤다.


중학 체육 교과서에 몇 페이지나 할애하여 학교 체육으로 자랑스럽게 소개된 소프트볼은 체육과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은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전혀 보지 않았거나, 해보지 않았거나 아니면 장비의 미비로 그냥 다른 운동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음으로 알고 있다.


고등학교 체육시간에 치고, 받고, 던지고, 달리는 교육을 받았다.
발야구를 중학교 때 경험한 우리로서는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다 갖춘 장비는 땅덩이가 미국과 비교되지 않은 우리 학교 체육에서는 큰 의미가 될 수 없다.


고등학교 때의 우리도 지금의 대형 마트에서 아이들 갖고 놀라고 엄격한 제조 규칙을 적용한 것 같지 않은, 이름만 배트인 방망이로 체력장에 쓰였던 던지기 공을 치고, 신발  주머니 4개를 놓고 또는 주전자로 베이스가 있을만한 거리에 크게 원을 그려 놓고 재미있게 뛰었다.


체육 선생님이 야구? 소프트볼?로 우리에게 소개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이러한 학교 체육 경험은 사람들과 대화할 때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T볼 장비는 간편하고, 부담스럽지 않고, 날아오는 공 역시 전혀 아프지 않기 때문에 ''''아나 공''''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본다.


T볼이 어린애만 하는 거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물론 아이들을 겨냥하며 고안된 게임은 맞다. 안전의 측면과 야구나 소프트볼같은 훈련하지 않으면 다치기 십상인 종목 이전에 친숙하게 다가가라고 비슷한 형식으로 고안된 것이다. 나중에 더 크면 야구, 소프트볼에 빨리 적응하라는 의미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안전의 측면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보면 던지고, 치고, 받고, 달리는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어른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더구나 교대생들은 장차 수많은 어린이들의 스승이 될 사람들인데 이들을 겨냥한 티볼 협회, KBO의 움직임이 마냥 부럽다.


20여 년을 버텨온 소프트볼이 저변 확대가 아직도 안되어 있는 현실을 볼 때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야구와 오빠, 여동생이 될 만큼 친할 수 있는 관계가 될 만도 한데 그 연계가 맺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유럽 쪽은 물론 다른 지역 국가보다 이 종목에 큰 관심을 두지는 않지만 소프트볼과 야구가 함께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많이 봤다).


80년 대 중반, 90년 대 초반의 시대적 상황에 맞물려서 일까? 야구는 남자가 하고, 소프트볼은 여자만 한다는 그런 발상이 팽배했기에? 아니면 미래 지향적이지 못해서? 아니면 빈약한 정보가? 그래도 초기에는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우리 대표선수들이 시범 게임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시도조차 없다.
더구나 여자 야구까지 생겨 소프트볼을 중도 하차했던 아이들, 학교 지원이 없어 운동을 못하는 아이들도 그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여자 야구와 소프트볼의 연계?
이렇다 할 기술 확립과 국제적 대회 성과도 없이 손을 맞잡고 협력한다는 것은 소프트볼에서는 굉장한 마이너스이다. 소프트볼에서는 야구로 갈 수 있지만 야구에서는 아직은 올 수 없다.


결국은 소프트볼의 손해다. 현재로서는 득 될게 없다.
야구도 하고 소프트볼도 하고? 이것은 학교를 다 졸업하고 나서의 이야기다.
학교 선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한 이들의 방향을 정립해 줄 지도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없는 선수 더욱 없게 하지 말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다시 원점으로~~~
이번 T볼 대회에 심판으로 처음 참여했다.
국내에 얼마없는 여자 심판의 이점이다.
T볼이 대중과 가깝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회인 여자 야구 심판 중 소프트볼과 무관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 점은 소프트볼을 한 사람으로써 자랑스러운 점이기도 하다.


우리 4명은 잠실야구장을 4구획으로 나눈 경기장에 각각 배치되어 3회전 경기를 종일 치루었다.
T볼 경기 규칙의 전부인지는 모르겠으나 야구, 소프트볼과 또 다른 규칙을 숙지해야만 했다.


규칙을 살펴보면 ,


1. 지도교수(또는 남자 조교)1, 남학생 5, 여학생 4명 총 10명으로 하며, 3아웃과 상관없이 10명 모두 1이닝에서 타격을 완료한다.

2. 10명이 모두 치고 잔루가 있을 때는 이전 이닝에서 잔루했던 선수들이 다음 이닝에 다시 잔루에 있고, 1번 타자부터 경기를 진행한다.

3. 도루와 번트는 없다.

4. T대를 함께 쳐서 티대를 넘어뜨리면 스트라익이다.

5. 투스트라익 이후 파울타구가 나오면 3스트라익으로 아웃이다.

6. T대만 쳐도 스트라익이다.

7. 슬라이딩을 금지한다.

8. 달리는 여세에 의해 베이스를 지나쳐도 다음 베이스로 가려는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면 태그해도 아웃이 아니다.

9.주자의 의도가 다음 루로 가려는 것이 확실하고, 공을 갖고 있는 수비수가 먼저 베이스를 밟고 있다면 그 주자는 아웃이다.


이러한 규칙 중 ''''남자 선수는 글러브나 미트를 사용해야 하며 여자 선수는 맨 손으로 경기할 수 있다''''가 나온다. 원래는 다 함께 사용하지만 글러브를 불편해하는 여자 선수가 있어 이런 그라운드 규칙을 만들었나 싶다.
그만큼 T볼의 공은 잡는 것이 두렵지 않다.
소프트볼 공보다, 야구 공보다 더 부담없이 잡고, 던지는 그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격에서 느끼는 호쾌함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배트는 짧은 것과 긴 것이 있었다. 그리 무겁지 않은 배트이고 성인이라면 충분히 휘두를 수 있는 것인데 긴 배트는 주로 남자 선수가, 짧은 배트는 여자 선수가 쓰고 있었다.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모두 긴 배트를 활용하여 비거리의 늘어남을 만끽하면 좋으련만... 충분한 무게이기 때문이다.
글러브도 작고, 가볍다. 여자 선수라고 못 쓸것이 없다.
손바닥을 더 크게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면 된다. 손이 크면 잡는 것도 더 유리하다. 규칙엔 그렇게 써 있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글러브를 끼고 경기에 임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를 분리한 그 규칙은 삭제하면 좋겠다.


교수님도 함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이 제일 좋았다. 어느 종목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양복입고 응원하는 것보다 직접 뛰며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었다. 더구나 연고지의 프로구단이 협찬해 주어 갖춰 입은 유니폼도 한껏 빛났고...


우리 후배들은 그 시간 장충리틀구장에서 2006년에 이은 두 번째 T볼 대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학교나 지역의 지원없이 다른 종목의 대회에서 2위를 하여 받은 상금으로 맞춘 유니폼을 입고...


나는 그런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대학생 때 단체에서 자발적으로 뭉쳐 뭔가 이룬다는 것은 사회로 나왔을 때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학교로 갔을 때는? 갖춰진 것이 더욱 많은 곳인데 얼마나 펄펄 날 것인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나는 대학 커리큘럼에 T볼 과목이 개설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야구나 소프트볼은 완벽한 장비를 갖추지 않고는 수업이 힘들다. 공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몸에 맞거나 하여 멍이 들기도 하고, 그 멍이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야구나 소프트볼에서도 겉은 똑같은데 속의 재질을 달리하여 맞아도 치명적이지 않은 공을 시판하고 있다.
공 하나의 차이로 다른 장비의 구입도 더욱 간소화될 수 있고 교육도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다.

T볼, 소프트볼, 야구가 맥을 같이 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어느 것이 되었건 분명히 초보자가 많은 대학가에 뿌리내리려면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첫 대회인데도 거의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본 것이 이 T볼대회였다.
여학생들이 유니폼을 멋지게 입고 적극적으로 함께 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어린이날 같은 특별한 날 야구 발전을 위해 열린 어린이 야구대회를 가면 한 학교에 여자 아이가 한명 참가할까 말까 한다. 그리고 왠지 주눅들어 있다. 유일한 한 명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겐 낯설다. 어른들은 자랑스러워하는데...


10명 중 4명이라는 숫자는 굉장한 것이다. 교육대학의 지도교수가 여교수라서 함께 나와 적극적으로 잘해내는 것도 보고 싶다.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아직도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 아쉽다.


초등학교 여선생님이 뛰노는 것이 너무 좋은 아이들에게 T볼을 가르치는 모습을 곧 볼 수 있어서 기대된다.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